본문 바로가기
회계사와 간호사 이야기

회계법인 감사본부 공인회계사 이직 커리어 이야기

by 서르지 2021. 12. 17.
반응형

어느새 벌써 찬바람이 불고,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12월이 되었습니다. 서르지의 남편은 회계법인 감사본부에서 재직하는 공인회계사이기 때문에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시즌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Winter is coming. 올해 들어서 일반기업 및 금융권에서 공인회계사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기사가 보이고 시작했으며, 실제로 저희 본부에서 퇴사하는 사람들도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물론 제 동기들은 진작에 대부분 나가서 남아있는 동기가 많이 없습니다.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들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입사하는 회계법인,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입사하는 감사본부의 회계사들이 어디로 이직하는지 저와 같이 입사했던 21명의 제 동기들을 기준으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공인회계사 이직 이야기 썸네일

 

국내 증권사 IPO

21명 중 5명이 이직한 곳으로, 가장 많은 동기들이 이직한 곳입니다. 로컬 회계법인이나 타 빅 4 회계법인이 가장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근소한 차이로 증권사 IPO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제 연차가 있다 보니 최근 IPO 열풍이 불 때 이직한 것은 아니고, 모두 그 이전에 이직한 친구들입니다. 대형 사부터 중형사, 소형사까지 골고루 이직을 했네요.

 

대형사로 간 동기는 회계법인에 있을 때 이상으로 바쁘지만 그만큼 많은 성과를 받고, 중형사와 소형사로 간 친구들은 회계법인에 있을 때보다 훨씬 여유로운 삶을 살면서 급여는 더 괜찮게 받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IB 업무에 관심만 있다면 좋은 이직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리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동기들도 IB를 가기 위해 본부 내에서 특정 업무를 찾아서 한건 아니고, 법인에 있을 때는 감사와 내부회계 컨설팅, IFRS Conversion, 재무실사 등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업무를 했고, 이직하기 직전부터 IB, 특히 IPO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그 분야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난 사람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IPO 업계에 진입하게 되고, 먼저 입사한 1명이 다른 사람을 추천하고, 추천받아 입사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추천하는 식으로 줄줄이 IPO 업계로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공고를 통해 지원하여 입사를 한 친구도 있지만, IB업계 특성상 지인 추천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더라고요.

 

참고로 IPO 부서는 증권업 특성상 고객사와의 주말 골프 혹은 저녁 회식이 많아 보였습니다. 이직한 동기들은 원래부터 사람 만나는 것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전혀 힘들어하지 않는데 회식 문화를 싫어하는 사람이 가면 꽤나 고생할 것처럼 보이더군요. 증권사로 이직을 고려하는 분들은 업무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증권사의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보고 자신이 맞을지 고민을 한 다음에 지원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타 빅 4 회계법인 감사/딜(FAS)

21명 중 4명이 이직한 곳입니다. 감사로 1명, 딜(FAS)로 3명이 이직했네요. 감사로 이직한 1명은 로컬 회계법인으로 이직했다가 타 빅 4 감사본부로 이직을 했으며, 딜로 간 3명은 타 빅 4로 이직한 1명과 부서이동으로 법인 내 이동을 한 2명입니다. 이 동기들은 전부 회계법인에 입사했을 때부터 M&A 업무에 관심이 많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감사본부에서 딱 3년 차 시니어로 진급했을 때 모두 본부 이동 혹은 이직을 통해 딜 분야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딜에서 약 2년 정도의 경험만을 한 뒤에 사모펀드 PE로 이직했습니다. 애초에 이직할 때부터 딜 본부에서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잠깐 거쳐가려는 의도가 다른 곳으로 이직했던 동기들보다 훨씬 강했던 것 같습니다.

 

이 동기들은 딜 본부에 있을 때나 PE로 이직한 지금이나 꾸준히 바쁜 것 같네요.

 

그 외

그 외로는 로컬 회계법인으로 3명, 국내 증권사 부동산 PF 1명, 신용평가사 1명이 있습니다.

로컬 회계법인으로 간 동기들은 감사업무는 성향에 맞으나 빅펌 감사본부의 업무량과 과도한 절차, 심리실의 리뷰 등에 지쳐서 떠난 동기들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개업을 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국내 증권사 부동산 PF로 간 동기는 매우 특이한 케이스 같습니다. 사실 부동산과 관련된 그 어떤 업무도, 인맥도 갖고 있지 않았는데 정말 우연히 공고를 보고 지원한 곳에 운 좋게 붙었거든요. 사실 이 친구도 IPO를 목표로 하던 친구였는데 부동산 쪽에 붙게 되어 부동산으로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핫하다는 분야답게 성과급은 가장 많이 받는 것 같은데, 술은 가장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용평가사로 이직한 동기 1명은 워라벨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급여도 많고요. 나중에 뭘 할지 고민은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만, 얼마 전에 아기를 낳았는데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처럼 워라벨을 추구하는 성향에겐 최고의 직장이라고 말하고 다니더라고요.

 

지금까지 저와 같이 입사한 제 동기들을 기준으로 회계사들의 이직처를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저연차(3~4년 차)에 이직한 동기들이므로 위에 나열한 곳들이 회계사들의 전형적인 이직처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매년 1,000명의 회계사들이 쏟아져 나오니 만큼 다양한 커리어 방향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제 동기들 중에서 아직까지 일반기업으로 이직한 동기가 한 명도 없어서 일반 기업으로 가는 회계사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가 없네요. 나중에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다시 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