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에 남은 이후
주니어 연차 시절 증권사로의 이직을 접고 회계법인에 남기로 결심한 이후에도 많은 생각과 행동이 있었습니다. 최초에 이직을 하고자 했던 워라벨을 찾고자 하는 목표는 완전히 사라졌었습니다.(그 시기에 사라졌었다는 말입니다. 지금은 조금 사정이 다릅니다ㅎㅎ) 오히려 증권사를 비롯한 투자업계에 대해 알게 되면서 회계사로서의 커리어와 금전적인 보상에 더 중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계사로서의 제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 동시에 만족할만한 금전적인 보상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일하게 되었죠. 아니, 정확하게는 커리어를 고민하게 되었죠. 이때부터 매일같이 회계사 커뮤니티와 구인 구직란을 찾아보며 회계사들을 채용하는 회사와 포지션에 대해 공부했고, 기회가 될 때마다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선배 회계사들을 만나 회계사로서의 커리어에 대해 조언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생각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파악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선호하고, 돈을 많이 주는 포지션이라 하더라도 제가 안 맞으면 저한테는 안 좋은 포지션일 테니까요. 그래서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고, 자신이 놓친, 혹은 외면하는 자신의 모습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가까운 지인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한지 알아야 나중에 일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일을 줄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다음에 파악된 자신의 성향에 맞는 포지션이 무엇이 있는지, 그 포지션에서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여러 선배와 동기들을 만난 것이고요.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세상의 모든 일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시간이라는 제약이 있기 때문이죠. 제가 모든 일을 해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증권사 및 운용사에서 근무하는 지인, 일반기업에서 일하는 지인,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지인 등 여러 사람을 만나 그곳에서의 일은 어떤지 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죠. 이러한 간접 경험을 위해서라도 두루두루 여러 사람을 알아두고 친하게 지내는 것이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감사본부에 남아서 좋은 점
저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난 결과 우선은 감사본부에서 계속 경력을 쌓아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감사본부에 남아서 지금까지 근무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업종에 대한 경험과 빠른 승진을 통해 인차지로서 프로젝트와 여러 명의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회계이슈에 대한 검토와 최근에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내부회계관리제도(SOX)에 대한 경험도 쌓을 수 있었고요. 그 과정에서 회계법인의 파트너 및 일반기업의 팀장, 작은 회사에서는 CFO 분들과의 미팅을 통해 인사이트를 기를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가 단순히 재무제표를 넘어 회사 전체를 운영/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어떤지, 전사적인 입장에서는 어떤 점이 실질적인 이슈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죠. 제가 인차지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갖지 못했을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일반기업에서의 업무처리 프로세스를 알게 된 것은 덤이고요.
감사본부에 남아서 아쉬운 점
다만 딜(FAS, 재무자문) 본부에서 경험할 수 있는 Valuation과 재무실사(FDD) 업무를 해보지 못한 것은 아직도 아쉬운 점입니다. 물론 제 목표가 직접 Valuation과 재무실사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향후 각종 평가보고서를 검토하여야 할 텐데 검토하는 입장에서 해당 업무를 직접 해보고 검토하는 것과 해보지 못하고 검토하는 것에는 질적 차이가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감사본부에서 아무리 재무실사 용역을 간헐적으로 수행한다 하더라도 전문적으로 재무실사를 수행하는 팀에서 하는 업무와는 질적, 양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회계사로서 커리어를 계속하고자 할 경우에는 계속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해결되지 않은 부분인데, 계속 고민해보고 제 나름의 해결방안을 찾게 되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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