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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와 간호사 이야기

빅4 회계법인 회계사 커리어 고민(2) (feat. 과거의 내가 했던 고민) - 어디로 갈까

by 서르지 2021.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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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준비 시작

회계법인의 어마 무시한 업무강도에 지친 저는 상대적으로 편한 일을 찾기 위해 이력서를 쓰는 등 이직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멍청한 사람이었는지 편한 일을 찾겠다는 처음의 생각은 바로 잊어버린 채 회계사로서 향후 커리어를 발전시키기에 좋은, 그리고 더 많은 돈도 벌 수 있는 직장이 무엇이 있을까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직 준비를 시작한 동기를 완전히 잊어먹은 거죠... 그래도 뭐 회계사로서 커리어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지 고민하면서 준비한 이직이기에 나름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회계사커리어고민2

 

어디에 지원을 해볼까

이직을 준비하면서 어디로 지원을 해볼까 매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흔히 잘나간다고잘 나간다고 하는 증권사 IB와 운용사 같은 금융권으로 준비를 해볼까, 회계법인 안에서 다른 업무를 하는 딜이나 택스 본부로 준비를 해볼까, 아니면 워라벨을 찾아 공기업으로 가볼까, 아니면 남들과 같이 일반기업으로 가볼까 많은 고민을 했죠. 하지만 감사본부의 업무가 힘들기는 했지만 자문업을 하는 회계사로서의 역할 자체가 싫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잘 맞는 역할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자문업을 지속할 수 있는 커리어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했고, 회계법인의 딜 또는 택스, 혹은 컨설팅사가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택스는 공부할 때부터 싫었기에 패스를 했고, 컨설팅은 흔히 잘 나간다고 하는 MBB는 넘사벽이고 그 외의 컨설팅 사는 잘 알지도 못했고 크게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패스를 했습니다. 결국 선택지에는 회계법인 딜 본부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의 나래를 넓혀도 너무 넓혔는지 딜 본부에서 근무하는 회계사들의 대부분이 증권사 IB로 이직하기 위해 커리어를 쌓고 있으며, 딜 본부에 가서도 계속해서 이직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쌩뚱맞게도 차라리 증권사에 바로 지원하자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정말 산으로 가는 거죠. 처음에는 편하게 일하고자 시작했던 일인데 증권사라니.... 처음 목적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을 목표로 설정하고 나서 이직 준비를 시작했었습니다.

 

증권사 이직 준비

증권사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증권사 및 딜 본부에 재직 중인 지인들에게 열심히 이직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다니면서 헤드헌터들에게도 메일을 보내고, 각종 채용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공고에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아 여기서 지인들에게 말하고 다닌 부분을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증권사는 생각보다 지인 추천이 강력한 입사 수단이어서 이렇게 말하고 다니는 게 생각보다 효과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말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이렇게 말하고 다니면 하나는 걸리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준비를 했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는지 모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 부서에 지원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그 날부터 그 본부, 그 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주요 고객사는 어디인지, 면접은 누구와 보게 되는지, 면접 보는 분들의 성향은 어떤지 조사하면서 본격적인 면접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사실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는 기업금융 부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몰랐기에 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자세히 알아보니 기업금융 부서는 흔히 말하는 커버리지(coverage) 부서였습니다. 대기업 재무팀들을 주로 상대하고,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혹은 자회사들의 IPO와 M&A 업무를 하는 부서였습니다. 기업 재무팀들을 상대하는 부서였기에 업무 scope은 특정되어 있지 않았고, 주로 상대하는 회사에서 발생하는 업무라면 모두 하는 곳이죠. 좋게 말하면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어느 하나에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는 그런 곳이죠. 하지만 다양하고 많은 일을 하는 만큼 높은 수준의 급여와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주니어 연차에서는 직접적인 영업을 하지는 않고 위에서 영업해서 가져온 업무들의 페이퍼웍(증권신고서 작성 등 노가다성 업무)를 주로 담당하더군요.

 

어떤 일을 하는지 열심히 알아본 후에 3차례의 면접을 거쳤습니다. 팀장과 본부장, 그리고 부문장.

애초에 해당 부문에 많은 경험이 있는 경력직을 뽑는 자리가 아니었고, 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주니어 연차의 경력직을 뽑는 자리였기 때문에 업무과 관련된 질문을 하지는 않았고, 주로 수행한 업무와 IB업무를 하고 싶은 이유, IB업무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주로 물어봤고, 크게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 다음에 계속.

 

쓰다보니 글이 꽤나 길어져 이번 글은 여기까지만 써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왜 증권사를 선택하지 않고 감사본부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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