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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설

심한 두통, 뇌척수액 누출로 인한 입원했던 후기 (놀이공원 후유증,블러드패치)

by 서르지 2022.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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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두통인 줄 알았는데 뇌척수액 누출이라니...!

때는 작년 6월 경이였습니다. 하루 연차를 내고 남편과 롯데월드를 갔습니다. 10시 정도에 도착해서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오후 5시 정도 아틀란티스를 기다리는데 머리가 정말 심하게 아팠습니다. 평소에 편두통도 없었던 저였는데 두통이 심하길래 그때 당시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았어서 스트레스 성 두통인 줄 알고 조금 참으면 되겠지 생각했습니다. 억지로 놀다가 결국엔 몸이 너무 힘들어서 이른 저녁에 집으로 갔습니다. (폐장까지 놀아야 되는데 억울..)

 

롯데월드에서 케밥
이때가 좋았지... 케밥먹는다고 인증샷도 찍구.........

주증상

정말 심한 두통 이었습니다. 집에 오고 나서 누워있는 거 말고는 자세를 바꿀 때마다 찢어질 것 같은 두통. 특히 기침, 재채기를 할때, 머리를 숙이는 자세에서는 뇌를 망치로 때리는 듯한 증상이 있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되겠지 하며 타이레놀을 먹고 침대에 누웠는데.. 제가 원래 잘 때 몸부림을 많이 치는 편인데 꼼짝도 못 하고 똑바로 잤습니다. 조금만 머리가 흔들리면 두통이 심해서 잔 듯 안 잔 듯 밤을 보냈고, 아침에 침대에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는 순간 또 찢어질 것 같은 두통으로 힘들어하다가 겨우 출근했습니다.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두통으로 식은땀을 계속 났고 근데 또 점점 괜찮아지는 것 같아서 타이레놀을 먹으면서 그냥 기다렸습니다. 

 

어떻게 입원까지 하게 됐을까? 

그렇게 이틀정도 지냈는데 조금 좋아지는 것 같긴 한데 기침, 재채기, 머리를 흔들거나, 숙일 때 아직도 찢어질 것 같은 두통이 심해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기사를 하나 접하게 됐는데 해외에서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던 사람이 경막하출혈? 하튼 뇌 쪽에 출혈이 있었는데 그냥 방치하다(?)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 이거 심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바로 신경과 진료를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타이레놀 처방만 받을 줄 알고 갔습니다. 주증상을 몇 개 이야기하지도 않았는데 교수님께서 머리 흔들 때, 숙일 때 더 심해지지 않냐 하시면서 정말 족집게처럼 제 증상을 이야기하시더니 갑자기 바로 입원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급하게 입원...!???!!!!??!!! 코로나 검사부터 빨리 하고 음성 결과 나오자마자 바로 입원하기로 했습니다. 

 

입원해서 수액치료
혈관없는데 한번에 성공시켜주신 간호사선생님 감사함돠

 

이 날 원래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었는데 부랴부랴 전화해서 이게 무슨일이냐며 취소하고..! 그렇게 밤 9시 정도 돼서 음성결과가 나와 택시 타고 응급실 야간 원무과 통해서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 정신 차려보니 수액이 걸려있고 (이게 무슨 일...!) 가능하면 배게도 쓰지 말고 똑바로 누워있고, 절대 안정이라는 팻말까지 침상에 걸어주셨습니다. 그래서 x-ray, 심전도 갈 때도 침대로 이송해주셨습니다. 

 

진단명: Intracranial hypotention, R/O Post-traumatic headache

 

입원해서 수액 맞는 장면
절대 절대 안정... 고개도 들지 마세요!

 

두개 내 저압으로 인한 두통이었습니다. 아틀란티스, 후렌치레볼루션을 타면서 머리가 많이 흔들렸고, 안전바에 많이 부딪혀서 그렇다네요. 우선 주말 사이 brain MRI를 찍고, 수액을 맞으면서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어요. 주 치료는 수액치료 하면서 절대 안정과, 블러드 패치! 보존적인 치료(절대 안정, 진통제로 조절) 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좋아지긴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해서 블러드 패치 시술을 고려해보기로 했습니다. 검색해보니까 보통 척추 시술이나 검사, 척추 마취하면서 그쪽으로 구멍이 생기면서 뇌척수액이 누출된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코로나 PCR 검사하면서 코로 누출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가 있냐고 교수님께 여쭤봤더니 스키나 보드 타는 사람 중에서는 보긴 했는데 놀이기구는 처음 본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회진때 MRI에 뇌 전반적으로 염증소견이 보인다고 하셨고, 증상도 좋아지긴 했는데 아직도 머리를 흔들 때 심해져서 결국 블러드 패치를 하기로 결정했어요. 

 

블러드 패치 시술을 결정하다! 

우선 블러드 패치란?

자신의 피를 (정맥혈)을 뽑아서 누출이 되는 곳에 주입해서 막는 시술입니다. 전신마취는 아니고 국소 마취로 진행이 된다고 하네요. 결국 응급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냥 눈물 나고 무섭고 하튼 그랬습니다. 시술하러 침대에 누웠는데 긴장도 너무 많이 해서 허리에 살짝만 기구가 닿아도 너무 놀래서 흠칫했습니다ㅠㅠ 허리에 소독 먼저 하고, 국소 마취를 한 후 바로 정맥혈을 팔에서 뽑는데 한 번 실패하고 두 번째 성공했습니다. (이때부터 그냥 너무 무섭고 서러워서 눈물 콧물 흐어어어어엉...) 그렇게 신선한 피를 주입하고 시술은 끝이 났습니다. 아무래도 척추에 주사를 했기 때문에 똑바로 8시간 정도 압박하면서 누워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시술을 다하고 하루가 지나니 정말 거짓말처럼 두통이 없어졌습니다. 2021-06-04~2021-06-09 5박6일동안 입원하며 느낀 건 건강이 정말 최고구나. 그리고 실비 보험의 위력을 또한 번 느끼고.. 다시는 롯데월드 에버랜드 가서 놀이기구 탈 일은 없다...! 하며 퇴원했습니다. 놀이공원 가실 때 조심하세요.. 저도 제가 이럴 줄 몰랐어요...! (놀이공원 PTSD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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